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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정보

최영 장군의 고려 말 방어 전략과 리더십, 오늘날 우리가 배울 점

by 오늘의브릿지 2025. 7. 7.

최영 장군, 패배가 익숙했던 고려에 '승리'를 선물한 전략가

고려 말, 밖으로는 홍건적과 왜구가 쉴 새 없이 국경을 넘나들고 안으로는 권문세족의 부패가 극에 달했던 절망의 시대. 패배와 좌절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그때, 한 노장(老將)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합니다. 그의 이름은 최영.

그는 단순한 명장이 아니었습니다. 무너져가는 고려라는 낡은 배를 침몰시키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위기관리 전문가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의 빛나는 전술과 리더십을 '하나의 전투'와 '한 명의 라이벌'을 통해 깊이 파헤쳐 보고,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승리의 지혜'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최영 장군의 고려 말 방어 전략과 리더십, 오늘날 우리가 배울 점
최영 장군의 고려 말 방어 전략과 리더십, 오늘날 우리가 배울 점

전략 1: 절망의 전장에서 승리의 '이야기'를 쓰다 - 홍산대첩

최영의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 수많은 전투 기록을 나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의 군사적 천재성이 응축된 단 하나의 전투, 홍산대첩(1376년)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당시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 연이은 승리로 기세가 오른 왜구는 고려의 심장부인 개경 근처까지 위협하고 있었고, 고려군은 이들을 막아낼 힘도, 자신감도 잃은 상태였습니다. 이때 60세가 넘은 노장 최영이 직접 출정합니다. 그는 정면 대결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간파하고, 전장의 판 자체를 새로 짜는 전략을 구상합니다.

1. 의도된 패배로 적을 유인하다: 최영은 일부러 소규모 병력만으로 왜구와 맞서 싸우다 후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연승에 취해있던 왜구는 얕보며 그를 쫓아 깊은 산골짜기인 홍산(오늘날의 부여)까지 들어옵니다.

2. 치밀한 매복으로 전세를 뒤집다: 왜구가 완전히 포위망에 들어온 순간, 숨어있던 고려의 주력 부대가 사방에서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당황한 왜구의 진열은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

3. 스스로 '살아있는 깃발'이 되다: 결정적인 순간, 최영은 "내가 직접 저 왜구의 머리를 베어 너희에게 보일 것이다!"라고 외치며 스스로 적진에 뛰어들었습니다. 백발을 휘날리며 싸우는 총사령관의 모습에 고려군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고, 결국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이 승리는 단순한 전투 승리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왜구에게 안된다'는 패배주의에 빠져있던 고려 전체에 '우리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선물한 위대한 전환점이었습니다.

전략 2: 라이벌 '이성계'와의 비교로 본 리더십의 차이

최영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선 그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동료였던 이성계와 비교해 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둘은 당대 최고의 영웅이었지만, 세상을 구하는 방식은 전혀 달랐습니다.

구분 최영 (수비의 명장) 이성계 (공격의 명장)
기반 세력 전통적 문벌 귀족 (기존 질서) 신흥 무인 세력 (새로운 질서)
전략 스타일 중앙군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인 방어와 군율 동북면의 사병(私兵)을 기반으로 한 기동전과 돌파
리더십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원칙과 신념의 리더십 병사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실용적, 카리스마적 리더십
비전 무너져가는 '고려'를 지키고 복원하는 것 고려의 틀을 넘어 '새로운 나라'를 여는 것

최영이 굳건한 성벽처럼 기존의 질서를 지키며 안정을 추구했다면, 이성계는 막을 수 없는 파도처럼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이 두 거인의 존재는 고려 말의 역동성을 상징하며, 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 각자의 방식으로 난세를 해결하려 했던 영웅들의 고뇌를 보여줍니다.

최영의 지혜,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

최영의 업적은 박물관에 갇힌 과거가 아닙니다. 그의 전략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통찰을 줍니다.

특히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은 현대의 기업 경영, 특히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모든 시장에서 1등을 할 수 없다면, 우리가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핵심 전장(시장)을 선택하고, 그곳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여 승부를 보는 최영의 방식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맺음말: 신념을 지킨 전략가를 기억하며

최영은 결국 라이벌이었던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인해 정치적 패배를 맞이하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습니다. 하지만 그가 지키려 했던 가치와 신념, 그리고 절망 속에서도 승리를 만들어냈던 그의 지혜는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의 삶을 통해 우리는 시대를 초월하는 리더십과 위기를 돌파하는 전략의 본질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